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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_몬스타엑스 입덕 1112일째

므츠 2019. 6. 4. 08:16

 

 

몬엑 좋아하면서 별별 생각 많이 하는데 오늘이 되고 n년전 민혁이 계정 보다가 문득 백금발 걸어 팬싸 사진을 봤고.. 그게 벌써 3년 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진짜 빠르게 흘러가는 거 같다.

 

입덕하고 지금까지 거짓말 안 하고 단 한 순간도 몬엑 때문에 힘들거나 슬프거나 괴로웠던 순간 없었고 그게 참 신기하고 대단한 거 같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그래서 나도 신기하다. 몬스타엑스 보러 가는 시간들은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고 피곤하고 기다리는 시간들도 지치고 그럴 수도 있지만 애들 보고 밝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거 보면 또 기분좋고 행복하고 몇 번 더 할 수 있을 거 같고.

 

처음 입덕하면서 지금까지 이 티스토리에 소소한 글 쓰면서 항상 내 본진이 따로 있다고 써왔고 딱히 비밀도 아니지만 내가 꽤 열심히 좋아하고 응원하는 그룹은 본진, 몬엑 뿐만 아니고도 더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파는 몇 그룹들은 음악적 성향이나 컨셉도 다르고 심지어 그룹 멤버수도 다 다르고 해서 다 다른 마음 다른 느낌으로 좋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몬엑이 이렇게까지 소중한 거는 애들이 열심히 하고 잘 하고 꾸준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내가 몬스타엑스 파면서 느낀 감정들이 가장 많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 좋아하면서 무대 보고, 노래 듣고, 리얼리티나 예능 같은 거에 나오는 열일하는 모습 보고 RPS 하면서 글도 쓰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스트레스도 풀리고 즐겁고 행복하다. 근데 몬엑 좋아하기 이전에는 그냥 아 재밌다, 아 즐겁다, 아 행복하다 하는 단순한 감정만 느낄 뿐이었는데 몬엑을 좋아하고 나서는 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그 감정들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된 거 같다. 물론 처음 좋아하면서 바로 그랬던 건 아니고 몬엑도 늘상 그랬듯 처음에는 아 멋있다 아 재밌다 아 즐겁다 정도였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차곡차곡 기억들이 쌓이면서 이렇게 된 것 같다.

 

작은 웹프로그램 촬영하면서 본 소품이 예쁘다고 감탄하는 거, 자기들 투어하러 간 것에 선물처럼 예쁘게 깎아놓은 과일, 복도에 꾸며진 풍선들, 호텔의 야경 등등.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마저도 예쁘다고 하면서 찍어서 올려주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낀다. 그게 예뻐서, 떡밥 하나 더 늘어서, 라기보다 이걸 보고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예상이 가서, 그거 보고 또 집중해서 사진 찍고 몬베베들 보여줘야지 하면서 업로드 했을 행동들을 상상해보면 뭔가 되게 사소한데 마음이 엄청 따뜻해지고 행복해진다.

 

수고했어 오늘도? 잘 모르는 노래고 아르바이트 같은 거 하던 시절부터 라디오에 무수히 많이 나오던 노래라 제목이고 누가 불렀는지는 몰라도 나오면 그냥 들어본 적 있는 노래일 뿐이었던 노래였는데 언젠가 창균이가 나와서 자기가 데뷔 전에 느꼈던 것에 대해서 담담히 이야기 해주면서 그 노래를 추천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 추천곡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음 별로 안 좋아하는 노래네 하고 넘겨들었는데 그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에 깊게 새겨져 있었나보다. 어느 날 문득 그 노래를 거리에서나 카페 같은 가게에서 듣게 되면 잠깐 마음이 또 말랑해진다. 여전히 그 노래는 취향이 아니다. 찾아 들어본 적도 없고. 근데 이제 우연히 그 노래를 들으면 시간이 확 뒤로 많이 밀려가서 내가 본 적 없던 창균이의 어느 고단했을 하루를 떠올려 보게 된다. 그 노래를 듣고 위안을 삼았던 시절이 나쁘거나 싫지 않고 어느 지나간 일상으로 남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도 자기가 그렇게 위안을 받았던 날처럼 그렇게 위안이 되길 바라면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했던 것. 그 노래 때문에 위안이 되는 게 아니라, 그 노래를 이야기 해줌으로써 이젠 그때와 같은 이유로 고단하진 않은 거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안심이 된다.

 

엄청 피곤했고, 다른 아이돌그룹을 보러 가던 길이었다.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뭔가 의욕이 좀 없는 날이었는데 멍하니 서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가는데 아 컨디션 안 좋다, 하는 생각 사람들 만나는데 오늘 좀 표정 별로일 거 같다, 같은 잡다한 생각들 하다가 문득 또 셔누 생각이 턱하고 걸린다. 콘서트에서 이제 자기들을 다 알지 않냐며 표정이 안 좋은 것도 다 알고 그러는데도 항상 자기들을 보러 오고 응원해주는데 그런 팬들을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냐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내가 피곤한데 다른 사람들 대할 때 그게 태도로 보여질까봐 자질구레한 생각하던 와중에 아이돌의 콘서트 소감 떠올리는 게 웃길 수도 있지만 원래 그런 거 아닌가? 내가 의도하고 떠올리는 거 아니고 그냥 뒤죽박죽 엉망진창으로 섞인 생각들 속에 떠오르는 거. 셔누의 그 소감이 떠오르면서 그 피곤하고 사람 많은 에스컬레이터 한 가운데서 갑자기 눈물 핑도는 것 같았다. 아직도 국어가 어려워서 뭐라 정확한 표현을 못 하겠는데 슬픈 건 아니고 마음이 좀 아릿한 거? 그런 생각도 하는구나 감탄도 하면서 괜히 눈시울 붉어지는 거 같았다.

 

해가 길어지고 버스에서 내려서 집까지 걷는데 시간이 좀 소요가 된다. 걸어가는 동안에 지루하고 또 잡다한 생각 많이 하는데 집에 가는 길에 건너는 다리에서 보여지는 천변 끝에서 하늘색 붉은색 노을이 지는 걸 보면서 멍 때리고 걷던 어느 날은 또 문득 과거 퇴근길에 보았던 기현이의 브이앱이 생각난다. 내가 좋아하는 브이앱 top3에 들 정도인 그 기현이의 브이앱은 퇴근길에 봤던 기억이다. 그때는 다른 회사를 다녔고, 다른 거리를 걸었고 그랬는데 아마 내가 딱 집에 도착하고 그 브이앱이 끝났던가 그랬던 거 같다. 회사 건물 베란다 같은 곳에서 이런저런 사소한 이야기들을 하던 브이앱이었는데 그 브이앱을 다 봄과 동시에 집에 도착했을 때 뭔가 하루가 즐겁게 마무리 되는 기분이었다. 아 즐거웠다, 아 보람찼다 같은 기분. 그때는 그냥 후다닥 씻고 뭐 정리하고 그렇게 평범한 하루를 정리했을 뿐이었는데 그게 또 되게 좋게 마음에 남아있었던지 어느 지친 퇴근길에 문득 그 기현이의 브이앱을 보며 퇴근하던 길이 떠오르곤 하면서 사소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살아온 시간이 짧지 않은 탓에 1세대 아이돌부터 참 다양하게도 아이돌들을 좋아했고 나름 어렸던 시기에 진짜 맨날 포레버 포레버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해대던 것이 진짜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게 깨졌고 좀 그게 충격이 크긴 했었다. 그 충격의 여파도 있었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커가면서 아이돌이라는 직업은 자본주의 사회 엔터 산업에 없어선 안 될 인기 직종 중 하나일 뿐이고 제 아무리 팀워크가 좋고 인기가 있고 실력이 좋고 그렇다 한들 따지고 보면 한 직장에서 한 포지션으로 같은 동료들이랑 5년 7년 매번 해오던 일을 하는데 누가 안 질리겠나 싶어서 계약 끝나면 자연스럽게 끝날 거라고 좀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좋아하는 아이돌들 전부 그런 마음을 지닌 채 좋아하고, 계약 끝나면 재계약을 하고 안 하고에 대해서도 그다지 크게 생각하지 않는 입장이다. 물론 내 애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해체를 하게 되었다 계약을 안 하게 되었다 하면 마음이 조금 허하겠지만 그냥... 뭐 또 그때 유행하는 볼만한 알페스 보면서 기웃대고 (내 패턴이 그렇다) 새로운 아이돌 파면 되는 거 뿐이라고 생각했다. 몬엑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도 그 마음은 똑같았다. 지금이야 허심탄회하게 말하지만, 몬엑의 경우는 데뷔한 나이들도 최근 평균 아이돌들보다 많은 편이었고 스타쉽이라는 회사의 계약기간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알려진 것도 있었고 회사가 그다지 아티스트와의 관계에 대해서 목을 매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나쁜 뜻 아님) 더욱 그런 오래오래 할 거라는 막연한 긍정적인 희망? 같은 걸 더 배제해놨다. 계약기간 얼추 그 정도 되면 멤버들 한 명씩 군대 가야할 거고 그럼 팀이 그대로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 건방지다고 할 수 있지만 그냥 오랫동안 다양한 아이돌 파는 사람들은 대충 비슷한 생각 하지 않을까? 군대 갔다 와서 혹은 계약 끝나고 나서 어떤 팀이 어떻게 될지 어떤 멤버는 뭐 하고 어떤 멤버는 어쩌고 그런 생각들 얼추 해보지 않을까 싶고 나라고 몬엑에 대해서 그런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방어처럼. 나는 몬엑이라는 팀을 오래오래 보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반짝 하는 시기를 가장 빛내게 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엔터 산업의 구조상 내 막연한 바람을 이룰 수 없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나. 내 막연한 바람이 옛날처럼 또 깨지면 조금은 상실감이 클 것 같아서 일부러 더 훗날 다 어차피 해체하겠지 그런 생각 하고 아예 기대도 안 했는데... 몬엑을 좋아하고 나서 최근 들어서는 자꾸 뭔가 막연한 바람을 갖게 된다.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는 모르겠고 언제나 항상 몬엑을 좋아하고 나는 시간이 끝나는 일이 있더라도 '아 난 진짜 몬스타엑스 덕분에 행복했다. 진짜 좋아하길 잘 했다 즐거웠고 재밌었다.' 하는 생각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정도였는데 왜 인지 최근에는 그냥...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볼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런 희망이 자꾸 생긴 후부터는 '계약기간이 끝나고 애들은~' 같은 헛된 상상을 하면서 혼자 괜히 마음 허해지는 짓도 안 하게 됐다.

 

날이 조금 선선했던 가을날 버스를 타면 민혁이랑 형원이 런웨이 섰던 거 보고 라디오 출근길 보러 가던 버스 안에서의 어느 가을날이 생각난다. 한가했고 여유로웠고 시원했고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냥 뭔가 즐거웠다. 그 이후로 그 즈음이 되어 버스를 타면 항상 그 단편적인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때 재밌었지 하고 소소하게 또 행복해진다.

 

1위 후보로 오르는 게 싫었다던 말을 생각할 때마다 누가 목을 콱 조르는 것처럼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게 어떤 마음인지 아이돌 한참 많이 팠어도 잘 모르는 마음이어서 그냥 막연히 답답한 마음. 그 뒤로는 1위 후보에 오를 때마다 이젠 1위 후보 오르는 게 싫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 작은 소망도 생겼다.

 

위에서 길게도 썼던 것처럼 아이돌과 팬의 관계에서 뭔가 그다지 큰 감정의 교류 이런 거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냥 그 애들은 본분에 충실하면 되는 거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응원하고 내가 욕심 안 내고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좋아하면 되는 거고 정도. 많은 아이돌들의 '팬 여러분 사랑해요' 하는 것도 그다지 별 감흥없었다. 그냥 하는 말 정도. 듣기 싫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고 정말 딱 그냥 그대로 그냥 하는 말이란 생각 정도. 팬서비스 좋다 팬사랑 쩐다 하는 아이돌들 뭐 그런거 봐도 항상 다소 냉소적인 시선으로 '저 정도는 당연히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정도였는데 몬엑 파면서 아이돌과 팬의 관계가 흐트러지지 않는 선에서 아, 저 사람들이 팬들을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따뜻하고 감사하고 좋은 감정도 받게 되었다. 나페스 망붕적의 의미가 아니라 정말 저 애들은 팬들에게 감사하고 팬들을 사랑하는 구나, 자신들을 저 자리까지 높여놓기 위해서 팬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항상 알고 보답하려는 애들이구나, 그리고 쟤들을 좋아하는 나도 항상 저 애들에게 그런 감정을 받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행복하기도 하다.

 

좋아한 시간이 늘어날수록, 자신들에 대해서 팬들이 원하는 건 다 알려주려고 하는 애들 덕분에, 많은 이야기들이 쌓이고 많은 점들을 보면서 내가 그 몬엑에 대해서 다는 아니어도 셔누 말대로 어떤 성격인지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으로 인해 자만하면서 '내가 쟤들을 이 정도 아는데' 하는 마음으로 대충 대강 대하고 여기고 싶지 않다. 시간이 흐를 수록, 애들이 자신에 대해 보여준 게 많아서 내 안에 쌓인 기억들이 많아질 수록 여전히 소중하게 대하고 싶다. 

 

- 같은 그런 생각들을 하고 그런 감정들을 느끼고 구체적으로 꼼꼼히 뜯어 생각해보면서 결론은 몬엑 덕분에 내가 더 많은 기억을 떠올리며 구체적으로 다양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된 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게 느껴졌고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 같다.

 

해외투어 다치지 말고 무사히 잘 끝내고 왔으면 좋겠고, 엔터산업의 어쩌구저쩌구 구구절절 어쩌구 했지만 결국은 항상 열심히 음악해주고 항상 따뜻하게 팬들 챙겨주고 항상 사소한 거여도 행복해하고 감추지 않고 모든 순간 공유해주려고 하는 다정함, 항상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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